시흥5동 주택가 한 곳에 위치한 동네책방 원테이블’. 아주 오래된 단독주택을 얻어 하나하나 채워가고 있는 작은 책방이다. 동네 사람들과 동네에서 사부작 사부작 함께 하는 동네문화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운영진들은 책을 파는 서점, 책을 읽는 공간, 일상의 아지트를 만들어간다. 이 곳에서 운영진 정보희씨를 만나 원테이블에서 펼쳐가는 꿈 이야기를 들어봤다.

 

Q.원테이블은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세요.

원테이블은 2015년에 동네 아이들이 밥도 편하게 먹고 편하게 공부하고 싶을 때 올 수 있는 청소년 공유공간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2018년 책방으로 변경됐다. 201912월에 현재 공간으로 이사를 왔고 20202월에 오픈을 했다. 처음 이 곳은 흉가처럼 무서운 곳이었다. 운영진들이 3개월 동안 청소만 했다. 조명도 바꾸고 한 개씩 준비한 가구들을 놔두고 책도 진열하고 보니 따듯한 공간이 됐다. 지금도 조금씩 꾸미는 중이다. 봉사라는 것은 내 목적이 전혀 없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인데 원테이블 운영진은 봉사의 개념이 아니다. 내가 이 곳이 좋아 와서 활동하는 공간이다. 10대에서부터 50대까지 총 9명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는 공공기관은 아니고 개인 사업장이지만 활동하시는 분들이 마인드가 공익차원의 부분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볼 때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Q.책이 잘 팔려야 운영이 될텐데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해요.

2018년에 책방으로 바뀐 이유가 관리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수익을 내기 위해 책방으로 변경하게 됐다. 공간의 느낌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없는 컨텐츠가 뭘까 고민했다. 책을 매개로 할 수 있는 활동이 많다. 후원금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다.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금액만 받고 대여도 해드리고 있다. 원테이블의 기본 이용료는 성인 3천원, 청소년 2천원이다. 음료 1잔씩 제공된다. 7-8월 이벤트로 책을 구매하시면 상담을 해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Q.북큐레이트는 어떤 기준으로 하시나요?

월례회의 때 운영진들이 추천하는 책을 같이 검토하며 선정하는데 빈 곳은 트렌디한 책으로 보충한다. 대형서점에서 1-2위 하는 책이 아니라 사회적 이슈나 담론을 담을 수 있는 책을 위주로 선정한다. 그래서 <임계장 이야기> 같은 책도 진열해놨다. 검색도 많이 하고 새롭게 출간된 책도 관심 있게 지켜보는 편이다. 진열된 책 구매보다는 사전 주문해서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다. 1만원에 개인서가를 이용할 수 있으며,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공유서가도 있다.

 

Q.주로 오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에요?

동네 주민들도 많이 오시지만 인스타그램 홍보를 보시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다예전의 공간에 비해 출입문 찾기가 쉽지 않아 대문을 조금 변경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여건이 쉽지 않다. 담소를 나누고 싶어서 오는 분들이 70이라면 조용히 있고 싶어서 오는 분들이 30인 것 같다. 어느 공간이나 이런 고민이 있겠지만 어느 정도를 유지할 것인지가 고민이다. 그런데 운영진부터가 조용하지가 않다. (웃음)

 

Q.운영진을 하면서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그려가는 무대인 것 같다. 회사를 다니는 이유가 나중에 원테이블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돈을 벌어서 기본적인 내 생활을 유지하고 남은 것은 원테이블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원테이블을 기반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결국에는 내가 재미있고 싶어서 활동하고 있다. 내가 즐거워야 다른 사람들과도 즐겁게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여기서 활동하는 분들도 이 곳에서 재미난 그림을 그려가면 좋겠다.

 

Q.올해부터 원테이블도 마을예술창작소가 됐다던데요?

2020년 금천구 마을예술창작소 신규로 선정 되었으나,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계획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후 서울시에서 지침이 내려오면 계획했던 북아트 프로그램이나 동아리 활동 지원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원테이블에서는 4가지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라디오 진행, 음식 만들기, 글쓰기 등을 하고 있고 가을에는 골목 문화제도 한다. 예전에는 아카펠라 공연을 하기도 하고 글 쓰고 낭송하는 것들도 했다. 이 외에 북콘서트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옥상영화제도 하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쉽지 않다.

 

Q.동네 사람들에게 애정이 남다르신 것 같아요.

나에게는 당연한 거다. 특별하다기보다는 익숙하고 동네가 계속 변하고 있는데 방향성이 좋지 않아 보인다. 도시의 정체성도 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고려 없이 무분별하게 빌라가 많이 지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 동네가 소득수준이 높은 동네가 아니다. 빌라가 지어지면 반지하에 살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더 싼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많은 사람들을 이길 수는 없고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이것에 대해 문제점을 인지하고 공감하고 넘어가는 거랑 그런 과정 없이 그냥 넘어가버리는 거랑은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현재의 원테이블 공간도 이 공간을 매입하지 않는 이상 언젠가는 사라질 수밖에 없는 곳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이 곳에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이 곳을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업무인데 이 동네에 오래 산 사람들에게는 삶이다. 그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 민원이고 일이다보니 하기 싫겠지만 불가피한 것들이라도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Q.이용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이용해주세요라는 말보다는 그냥 쉬러 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동네 근처에도 이런 공간이 있으니, 안 놀아도 되니 쉬러 오라고 말하고 싶다. 다 쉬고 나면 놀고 싶어지는 것 같다. 우리 동네가 베드타운화 됐다. 바쁜 사람들이 많다. 다 쉬고 나서 놀면 좋겠다.

 

 

동네책방 원테이블

주소: 독산로 814

운영시간: 평일 12-20/ 토요일 12-21/ 일요일 및 공휴일 12-18

이용료: 성인 3천원, 청손녀 2천원

책 주문: 현금 및 카드결제 가능, 도서정가제, 제로페이 및 문화 바우처 가능

서가안내: 개인서가 월 1만원, 공유서가는 모두 함께 보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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