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마루 전경
독산마루 전경

 

독산마루 실내모습
독산마루 실내모습

 

마루하늘을 의미하는 순우리말로 지붕이나 산 따위의 꼭대기를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물의 첫째, 또는 어떤 일의 기준을 의미한다. 개인이 만들었지만 주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독산마루’. 마을 사람들 중에 이 공간을 눈여겨봤다는 분들이 한 둘이 아니다. 요즘 보기 드문 넓은 마당 때문이다. 마당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독산마루에 있다.

마을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본인을 소개한 서흥교씨는 20188, 이 곳을 임대해 무더운 여름 땡볕 아래에서 땀 흘려가며 마당을 가꾸고 여기저기 손보느라 한 동안 바쁘게 보냈다. 호미로 정원의 흙을 고르고 야생화를 심고 재활용 책장으로 평상을 만들었다. 폐방부목을 얻어 와서 공유 공간 속에 특별한 데크 공간을 만들었다. 시작하게 된 취지는 모든 것이 다 무료다, 주민이 주인이다이다. 사용자가 없는 시간에 연락하고 오면 된다. 서흥교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도시재생 희망지사업을 하게 됐다던데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2019년에는 도시재생 희망돋움사업으로 500만원의 예산을 가지고 6개월간 몸풀이 활동을 했다. 주로 주민들과 친해지는 시간이었다. 도시재생 희망지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도시재생대학 수강생들과 희망돋움 활동가들이 모여 도시재생에 대해 의논하던 차에 금천구 도시재생과에서 희망지사업을 신청해보라고 해서 하게 됐다. 2019하반기 도시재생 희망지 사업은 서울시 5개 자치구가 선정되었는데 그 중에 금천구는 독산마루에서 하게 됐다. ㆍ관협치를 통해 이 곳이 활성화될 수 있는지 주민들이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독산마루가 개인적인 공유 공간이었다가 공적인 공유 공간이 된 것이다.

독산마루는 올해 '2019하반기 도시재생 희망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정기회의가 있던 날 단체사진
독산마루는 올해 '2019하반기 도시재생 희망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정기회의가 있던 날 단체사진

 

Q. 공유공간에 대한 특별한 생각이 있나요?

 

현재는 도시재생 희망지사업 예산을 받아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독산마루라는 곳의 공간의 가치는 사업적인 의미라기보다 100% 열린 공간이라는 것이다. 금천구 외의 분들도 많이들 오셔서 모임을 하신다. 이 공간을 유지하는 목적이 있다. 마을활동을 하는 많은 공유 공간이 있다. 대부분 관에서 직영하거나, 단체에서 위탁운영을 한다. 그런 공간들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한계가 있다. 주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이 이상하게 떨어진다. 문턱도 없는데 높게 느껴진다. 그런 것들이 있고, 또 하나는 그 공간을 운영하다보면 운영하는 사람들의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주민들이 모여서 주민들이 우리들의 공간이다라고 느껴지게 하는 곳이 많지 않다. 나중에는 구청에서 좋은 공간을 매입해 각 동마다 공유공간을 마련해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Q. 마을활동이란 어떤 것일까요?

 

독산마루는 구청에서 예산을 지원해주지 않는데도 굉장히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2019년에는 꽃피는 서울상을 받았다. 또 작년에 31운동 100주년 기념 독립선언서 쓰기, 기념 전시회도 진행했는데 민간에서 활동한 영역으로 상을 받았다. 독산마루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모여 함께 밥을 먹고 마을냉장고 설치라든가 텃밭 함께 가꾸기 등 소소한 주민모임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12일을 진행하기도 하고 보드게임 좋아하는 분들이 이용하기도 한다.

마을에서 공동체 활동을 할 때 공모사업 예산을 받아 활동한다. 그 예산을 못 받으면 보통은 그 활동을 안 하게 된다. 마을일이 대부분 사업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마을 일이라는 것은 주민들이 모여 어떤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공모사업이 있으면 훨씬 더 크게 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 공모사업이 안되면 서너 명이 그냥 하면 된다. 사업을 위한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산에 의지하면 지속성이 없어진다. 돈이 없으면 돈 안 드는 일을 하면 된다. 마을일을 하는데 그런 방향성을 갖고 한다.

 

 

Q. 독산 2동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20미터 도로를 기준으로 생활권이 두 개로 나뉜 것 같다. 독산2동은 좋은 말로 하면 차분하고 나쁜 말로 하면 활동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있다. 인구가 줄어들거나 상업이 활성화되지 않거나 오래된 주택이 80%이상이거나 하는 경우 두 가지에 부합하면 도시재생 지역이다. 그런데 독산2동은 이 세 개에 모두 다 해당된다.

 

 

Q. 도시재생 사업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려고 하나요?

 

코로나19로 인해 도시재생 관련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지는 못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독산2동의 공원, 상가, 어린이집,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300여 곳에 방역을 했다. 5.27 ‘클린데이라는 이름으로 초등학교 앞을 중심으로 골목길 청소를 했다. 독산2동 주민자치회 마을환경분과와 함께 했다.

도시재생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짬날 때마다 면마스크도 500개 제작했다. 독산2동 도시재생 사업비로 만든 것이라 독산2동 미래향기도서관에 300개를 기부하고 나머지 200개도 독산2동 주민들에게 기부할 계획이다. 기부 받은 단체에서는 의논을 해서 꼭 필요한 분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앞으로는 1,100여개 만들어서 독산초 전교생 700여 명과 문교초 전교생 400여 명에게 기부할 계획이다. 독산2동에서 미싱 일을 하시는 분에게 의뢰할 생각이다.

올해는 독산2동 주민을 중심으로 동아리를 활성화하려고 한다. 현재 캘리그라피, 양말목공예, 우리동네그리기 3개의 동아리가 있는데 최소 5개에서 10개 정도의 동아리가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골목길 청소 활동은 앞으로 더 확대해야할 사업이라 생각한다. 현재 독산2동 주민자치회에서 내 집 앞 내가 쓸기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사업과 도시재생 골목길 청소 사업이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

텃밭상자 가꾸기 사업도 하고 있는데 작년에 도시재생 희망돋움 사업을 할 때 모인 주민들이 금천구 텃밭상자를 분양받았었다. 그것과 이번에 신청한 단체텃밭상자를 모아서 야채들을 키우고 있다. 상추, 고추, 토마토, 수박 등을 심었다. 여기서 자란 상추들로 금요일 저녁에 상추밥상을 진행하고 있다. 누구나 고기랑 밥만 준비해오면 상추는 여기서 제공해드린다.

또 하나는 독산2동에 금천소방서가 건립된다. 지금은 금천구에 불이 나면 구로소방서에서 출동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금천소방서가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게 될 것이다. 금천소방서, 금천경찰서와 협력해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안전세미나를 진행할 생각이다.

도시재생 희망지사업 중에서도 아주 중요한 사업이 있는데 소규모환경개선사업이다. 독산2동 주민들이 이 지역에 살면서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이 개선되면 좋을지 주민들이 직접 의제를 찾고 시행해보는 사업이다. 그것에 대해 주민자치회와 도시재생 활동가들이 함께 논의할 생각이다.

재활용 현수막 그늘막 만들기도 할 생각이다. 폐현수막을 미싱으로 이어서 그늘막을 만들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동네 곳곳에 설치하려고 한다. 20개를 제작하면 독산2동에 그늘이 20개가 생기는 것이다. 만약 평상이나 벤치가 있는 곳이라면 더운 여름에 쉬어가는 곳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작년에 한 도시재생 희망돋움사업, 올해 하고 있는 도시재생 희망지사업, 그리고 그 다음이 도시재생 활성화사업이다. 우리는 독산2동이 도시재생활성화사업지역으로 선정되는 것을 목표로 올해 사업을 잘 진행하려고 한다. 먹고 노는데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을을 변화시키는 일에 돈을 쓰려고 한다.

 

독산마루 주민정기회의
독산마루 주민정기회의
독산마루 마당에서 주민들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독산마루 마당에서 주민들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캘리그라피 동아리
캘리그라피 동아리
양말목공예 동아리
양말목공예 동아리
우리동네그리기 동아리- 주로 독산2동을 그리려고 한다
우리동네그리기 동아리- 주로 독산2동을 그리려고 한다
폐현수막을 이용한 그늘막
폐현수막을 이용한 그늘막
독산마루에서 작년에 진행한 독립선언문 쓰기
독산마루에서 작년에 진행한 독립선언문 쓰기

 

Q. 마을활동을 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남을 돕거나 기부하는 사람들은 기부하는 기쁨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마을 일을 하는 것이 기쁘다. 내가 기쁜 일을 하는데 내 돈을 들여서 하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이 공간을 운영하는데 내 돈이 꽤 많이 들어간다. 수익을 내는 직업이 따로 있다. 거기서 번 돈으로 독산마루를 운영하는데 쓰고 있다. 나는 독산마루에서 활동하는 것이 노는 것이다. 3때 금천구로 이사 와서 금천구에서 결혼하고 만수경로당 뒤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집은 다른 지자체에 있지만 내가 주로 생활하는 곳은 금천구다. 금천구는 애착이 가는 동네다. 나는 마을 활동을 하는 것이 즐겁다. 다른 분들에게도 마을 일이 즐거운 일이 되면 좋겠다.

 

 

독산마루 텃밭상자
독산마루 텃밭상자

 

 

*독산마루

시흥대로 1025. 독산2동 금천소방서가 들어올 예정인 부지의 바로 옆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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