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은?
일단 지혜의 숲은 올해가 16주년이고요. 지역에 있는 누구나 지역 주민 누구나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신일교회에서 만든 도서관이었는데요. 당시에 목사님께서 독산2동이 지역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여러 가지로 낙후되어있고 아이들의 학습도 어렵고 해서 아이들이 많은 문화를 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영어도서관을 만드시게 된 거였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종교와 관련되어 있으면 사람들이 벽을 느끼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4년전부터 비영리 민간단체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는 공간이에요. 시작이 아이들이 대상이었다보니 주 이용객은 아이들이 많아요.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들도 많이 오시죠. 보통 오전보단 오후에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많이 와요. 오전에는 주로 부모님들이 아이들 대신해서 책 반납하러 오시고요.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아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게 줄어들었어요. 코로나가 2~3년이라는 시간동안 지속되었잖아요. 그래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문화도 그 여파로 패턴이 바뀐 것 같아요. 

프로그램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일단 저희 도서관의 가장 장수 프로그램으로 ‘지숲영어’가 있어요. 영어도서관으로 시작했다보니 한글 책을 읽으려면 한글을 알아야 하듯 영어 책을 읽기 위해서 파닉스 교실을 열게 된 거죠. 보통 한 그룹에서 ‘지숲영어’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3~4년의 시간동안 커리큘럼을 이어나가요. 그렇게 긴 커리큘럼을 중간에 다른 아이들이 들어오기엔 좀 어려운 측면이 있긴 해요. 하지만 그렇기에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저렴한 수업이지만 아이들의 실력이나 영어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아요. 수업을 진행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쳐주시거든요. 그렇기에 ‘지숲영어’는 어떻게 보면 저희 도서관이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는 프로그램인거죠.

 ‘한권읽기’는 예전에 슬로우리딩이 유행할 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어요. 아이들과 한 권의 책으로 3달에 걸쳐 읽어요. 어떤 친구가 한 챕터를 읽을 땐 한 친구는 경청해야 되고 또 경청한 걸 바탕으로 서로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인데,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괜찮아서 저희가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요. 

 ‘용기내는 용기’는 마을공동체와 연계된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공모사업으로 냈던 프로그램이었어요. 작년에만 했는데, 올해에도 진행하려고 해요. ‘용기내는 용기’는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이에요. 지역의 음식점에서 음식을 샀을 때 일회용기에 담아오지 말고 직접 용기에 받아오는 거죠. 
텀블러를 사용하는 건 물론이고 일회용 빨대도 사용하지 않는 거죠. 그런 용기를 챌린지하는 프로그램이에요. 10번 정도 실천하고 저희 밴드에 사진으로 인증해주시면 저희가 용기상을 드렸어요. 스테인리스로 된 용기를 상으로 드린거죠. 작년에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고 그 분들의 참여를 통해서 저희가 ‘용기 가게’를 인증했죠. 음식 포장할 때 용기를 받아주는 가게들에 스티커로 된 인증 표시를 드렸어요.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용기 지도도 만들었고요. 반응이 뜨거웠던 사업이었기 때문에 올해도 진행하려고 준비 중에 있어요. 

 ‘지숲수화’같은 경우엔 작년까지 진행했던 프로그램이었어요. 올해는 더이상 하지 않죠. 약 2년 동안 진행했는데, 수업이 진행되고 점점 난이도가 올라가다보니 저희 도서관이 어디까지 담당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들었어요. 진행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까요. 물론 수업을 들으신 분들 중 수어 통역사를 도전하시는 분도 계세요. 하지만 저희가 어디까지 가야 하느냐를 고민했을 때 저흰 그저 이렇게 계속해서 저변을 확대해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해요. 양성하는 건 더 전문적인 기관들이 해줄 수 있는 거니까요. 저희는 여러 갈래의 생각과 인식을 보고 알리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요. 현재는 이런 성격의 프로그램의 경우 방학특강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정리해나가고 있어요.

‘동네 배움터’에 대해
 저희가 올해부터 ‘동네 배움터’라고 평생학습과 관련해서 하는 사업이 있어요. 구청에서 하는 평생학습 관련된 프로그램을 저희 도서관 공간에서 진행하는 거죠. 지역 주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이다보니 그런 프로그램들을 연결해주는 거죠. 그리고 지혜의 숲에선 저희 도서관과 맞게 저희가 원하는 프로그램들을 좀 더 많이 제안해드리고 있어요. 지금은 2층의 공간에서 성인 대상으로 하는 자격증 반들을 많이 열고 있고요. 그렇게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면 그걸 토대로 다시 취업을 할 수 있게끔 하거나 도서관에서 같이 활동할 수 있게끔 하고 있어요. 그리고 또 아이들을 대상으로도 프로그램을 연결해서 진행하고 있거든요. 이 배움터 덕분에 도서관 이용자들이 좀 많아졌어요. 

도서관을 운영하며 느끼는 어려운 점
 저는 2018년 6월 7일부터 지혜의 숲을 맡게 되었어요. 전에는 이용자로서 혹은 봉사자, 활동가로 있었어요. 그렇기에 지혜의 숲이 운영되어온 16년이란 시간 속에서 큰 일들을 제가 말씀드리긴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저의 경우에 한하면, 저희 도서관이 사립도서관이고 아직 코라스라는 프로그램을 깔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크게 지역주민분들을 만나는 게 어렵긴 해요. 그리고 지역주민분들을 계속 만나려면 뭔가를 고민하고 마을 사업이나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꾸준히 찾아야 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운영 처음엔 이곳이 활동가분들과 봉사자분들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사람이 계속 바뀌는 게 고민이었던 것 같아요. 난 누구랑 해야 될까와 같은 고민들을 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또 많은 사람들이 오시더라고요. 움츠려있지 않고 계속 마음을 나누니 그 마음을 알아주는 분들도 생기고요. 이젠 그런 고민들을 넘어서 기존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이 더 많이 이곳에 왔으면 좋겠다, 함께 성장해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어려움들은 좀 초연해졌고요. 어려움이라고 더이상 생각 안 해요. 자연스러운 거죠. 개인적으로 어머니분들이 오셔서 많은 얘기들을 해주셨으면 해요. 흉이라도요. 그것도 분명 필요한 것들이거든요. 많이들 이용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공간이 되게 좋은 공간이거든요. 저희도 언제나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주바다 기자
gcinnews@gmail.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마을신문 금천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