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미국 의류산업 여성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선거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온 이후, 세계적으로 정착되며 1975년부터 공식적으로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5년 3월 8일, 제1회 한국여성대회를 시작으로 37년 동안 여성인권 증진과 함께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2023년 3월 4일, 올해에도 3.8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단체와 시민들이 함께 하는 연대의 장이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되었다. 올해로 제38회를 맞이한 한국여성대회는 여성주의 공연자들의 버스킹 문화행사와 함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연대 단체들의 부스프로그램, 중앙 행사, 거리행진 등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한국여성대회는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 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의 메시지와 함께 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 자리하고 있는 ‘구조적 성차별’과 성평등 정책 전담부처로써의 ‘여성가족부’ 역할에 대한 현 정부의 부정, 민주주의·평화·인권 가치의 퇴행을 목도하는 현재의 상황을 넘어 더욱 힘 있게 연대하자는 목소리를 함께 냈다. 

서울시청광장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여성단체를 넘어서 성평등 사회를 향해 적극 연대하고자 한 총 55개의 다양한 단체들은 부스를 운영하며 많은 시민들을 맞이했고 서울시청광장을 꽉 채웠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여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며 지금의 퇴행을 함께 이겨내자는 열망을 보여준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또한 다양한 영역의 의제들이 함께 연결되고 공론화되는 연대의 힘을 느꼈던 현장이었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주말을 제38회 한국여성대회로 채웠다면, 3월 8일 당일은 금천 마을에서는 세계여성의 날을 함께 축하하고자 하는 구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마을에서 젠더를 마주하다(마젠마)’ 공동체에서 준비한 ‘세계여성의 날 기념 마젠마와 함께 걷기’ 행사가 금천구청을 시작으로 안양천 일대에서 진행되었다. 약 50명의 참여자가 참여자들은 여성의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받고 금천구청 앞 광장에 모였다. 

함께 걷기 전, 37년 전 차별 근절과 여성인권 증진을 부르짖었던 한국 여성들의 행동 이후 현재 여성들의 삶은 어떠한지 우리 스스로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공동체 선언문 낭독과 함께 본격적으로 ‘나답게! 너답게’, ‘모두를 위한 평등’, ‘공정을 포용하라!’ 등의 깃발을 들고 안양천 일대를 걸었다.

걷기에 함께 했던 참여자들은 ‘세계여성의 날의 취지를 서로 공유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안부와 근황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세계여성의 날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자리한 남성 참여자분들을 포함하여 열린금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금천인, 마을인교육, 자화자찬(우크렐라동아리), 금천구여성협의회 등 지역 단체들이 함께 연대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는 완주 후 함께 모여 힘껏 외쳤다. “평등을 위한 변화의 물결, 우리가 함께 합니다!”, “공정을 실천하고 수용하는 노력, 우리가 함께 합니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 함께 걸었던 이 시간은 서로의 다짐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혐오와 배제를 반대하고 구조적 성차별을 극복하며 모두가 안전한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누군가 해주길 바라는 것이 아닌 나부터 실천하고 연대하겠다’고.


마젠마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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